［와글와글］빠르며 뭐합니까 좁고 시끄러운데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4-04-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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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가 개통됐지만 연일 연착·고장·사고기사가 잇달았다. 고속철 이용객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고속철도를 말하다’라는 게시판을 개설하자마자 하루 만에 수천건의 비난글이 올라올 정도였다. 네티즌들이 쓴 고속철 체험기는 아주 생생하다. “좌석에 앉는 순간, 아차 싶더군요. 제 키가 181㎝인데 앉으면 무릎을 펼 수가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내릴 때는 다리에 쥐가 나서 결국 아버지와 형님의 부축으로 겨우 내릴 수 있었습니다.”(ID 짜증yo) “고속철 8번, 9번 좌석 사신 분 반환하세요. 역방향 진행은 참을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과 마주보면서 다리도 못 움직이고 고문입니다. 공무원 출장용 전용좌석으로 지정해야 합니다.”(ID 김동철) “TV 있으면 뭐합니까 소리를 못듣는데. 이어폰 꼽을 수 있는 잭이 없어요. 승무원에게 물어보았다가 ‘특실에만 있어요’라는 퉁명스러운 대답을 들었습니다.”(ID 성민) “열차안 인테리어…. 컬러 그게 뭡니까. 꼭 배추밭에 쪼그려 앉아 있는 느낌입니다.”(ID handyman) “문제는 터널을 달릴 때 정말 참을 수 없이 큰소리가 난다는 겁니다. 시끄러워 옆사람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ID 안경숙) 신칸센이나 테제베(TGV)를 타본 네티즌들도 많았다. 이들은 해외 고속철과 한국 고속철을 승차감·차내서비스·안전성 면에서 꼼꼼하게 분석해주었다. “테제베를 30번 이상 타봤지만 항상 시속 300㎞로 달리지 않습니다. 특히 산악지대가 많은 제네바 노선은 말이 고속철이지 200㎞ 이상을 내지 않습니다. 아마 안전성과 승차감 때문이겠지요.”(ID 로사) “5년 전 일본 신칸센을 타본 적이 있습니다. 승차감…. 솔직히 좀 둔한 사람은 창 밖을 보지 않으면 기차 달리는지도 모릅니다. KTX는 터널소음 말이 많은 거 같던데 신칸센 타고도 터널 여러 번 지났지만 시끄럽다고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ID kssluck) 아직 고속철을 이용해보지 않은 네티즌들도 할 말이 많다. 고속철 개통 이후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운행횟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열차이용이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번 영등포에서 익산까지 무궁화호를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고속철 개통하고 나서 배차간격이 뜸해지고 고속철 때문에 역에 정차하는 시간도 늘었습니다. 모범택시 나왔다고 일반택시를 줄입니까.”(ID 찬밥) 〈최소영/미디어다음 기획팀장 (med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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