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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어든] 강원FC, K리그 변화의 중심으로

존듀어든
기사전송 2009-01-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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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러분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나는 연휴 내내 떡국을 비롯한 온갖 음식들을 너무 많이 먹었는데, 그 덕분에 세배를 하는 적절한 시기가 아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설날 아침부터 계속 먹기만 하던 나는 오후가 되어 도착하신 아내의 할머니께 세배를 드렸다. 그러나 너무나도 배가 불렀던 나는 절을 한 뒤에 몸을 일으키지 못해 애를 먹어야 했다!

나는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부자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 해 맨시티는 떡국을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강원 FC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 팀은 여전히 하위권에 있는데 최고 선수의 영입을 시도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팀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다. 강원FC가 현재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강원 FC도 돈이 더 있었다면 수퍼스타의 영입을 시도했을지 모른다)

현재의 강원FC는 말 그대로 ‘스텝 바이 스텝’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K리그의 베테랑들을 영입한 부분은 당연하지만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강원도에서 성장한 이을용을 데려간 것은 훌륭한 움직임이었다. 이을용의 명성은 여전히 유효하고 고향을 위해 뭔가를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또한 리더로서의 역할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을용은 상황에 관계없이 후배들이 100%의 노력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팀을 이끌 것이다. 따라서 그의 존재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너무나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김은중의 영입 역시 흥미롭다. 나는 그 동안 김은중의 플레이를 보며 그가 정말 영리한 선수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친분이 있던 대표팀의 코칭 스태프들은 김은중을 훌륭한 선수로 취급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러한 뜻에 동의할 수 없었다.

김은중은 자신의 공격 파트너가 빛날 수 있게 도와주는 지능적인 선수다. 박주영도 김은중과 함께 뛸 때면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임을 읽는 넓은 시야를 갖고 있는 김은중은 이기적이지 않은 플레이로 팀에 공헌하는 선수다. 물론 김은중의 테크닉은 최고 수준이 아니고 그의 골 본능은 대표팀 수준에 못 미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우리 곁에 오랫동안 머물러온 선수였고, 여전히 30세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또 다른 공격 옵션 정경호도 있다. 팀을 다시 옮긴 점은 좀 실망스럽지만, 정경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아시아의 스타가 될 것처럼 보였던 선수였다. 득점력과 함께 수비수를 무너뜨리는 개인기까지 갖췄지만 그 다음 레벨에는 오르지 못한 아쉬운 케이스다. 대표팀으로 다시 복귀하기에는 나이가 좀 많은 듯하고, 머리를 좀 기른 후에는 예전만한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내가 최순호 감독이었어도 똑같은 방향을 택했을 것 같다. 경험 있는 기존의 K리거들은 신생 팀의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되어줄 수 있다. 이제 궁금한 것은 이 다음의 행보다.

강원FC의 경제적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아는 바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의 위기는 선수들 몸값의 하락과 함께 영입 작업의 수월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본인 선수를 영입한 것 역시 올바른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브라질 선수가 없는 강원FC의 스쿼드는 얼마나 신선한가! 지난 시즌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오하시는 팀의 성공에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했다. 오하시가 K리그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너무나 궁금한 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현재로서는 브라질리언이 없는 강원FC가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브라질 선수들에 대해 악감정은 하나도 없지만 K리그에 브라질 출신들이 너무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그들의 대부분은 오직 돈만을 보고 한국 땅에 왔다. 물론 나의 이런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좀 더 다양해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제 강원FC는 경험 있는 선수들을 팀의 핵심으로 보유한 어엿한 프로 팀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강원이 좀 더 모험심을 발휘해 2~3명의 선수를 더 영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강원FC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데뷔의 기회를, 노장들에게는 또 도전을 제공하는 팀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K리그 구단들이 더 많은 아시아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강원FC는 기존 구단들이 갖고 있는 아시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무지를 증명할 수 있다. 대부분의 K리그 구단들은 유럽이나 브라질 선수가 아니면 K리그에서 뛸 수 없다고 못 박는다. 또한 아시아 선수는 중국이나 일본으로만 제한한다. 답답한 노릇이지만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FC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어주기를 희망한다. K리그 구단들이 모두 똑같은 색채를 지닐 필요는 없다. 강원FC는 우리가 필요로 하던 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제는 좀 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볼 때다.

=존 듀어든은 런던 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을 졸업했으며 풀타임 축구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축구잡지 포포투(영국, 한국), 골닷컴에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호주 ABC 라디오와 CNN에서도 활약하는 국제적인 언론인이다.

http://cafe.empas.com/duerden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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