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요 폭로병에 삼성만 떠는가

헤럴드경제 기사전송 2007-11-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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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월요병에 걸렸다. 지난 5일 이후 12일(떡값 검사), 19일(명절 선물) 등 월요일마다 그룹 비리가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첫 폭로자였던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26일 삼성 관련 비리 의혹을 또 터뜨렸다. 삼성물산의 비자금 조성, 계열사 분식회계와 회계법인의 묵인, 중앙일보 위장분리, 삼성자동차 법정기록 불법 소각, 비자금으로 고가 해외미술품 구입 등 폭발적 내용들이다. 삼성은 일단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폭로자와 피해자 간 진실게임이 점입가경이다. 이런 공방만으로도 한국경제의 견인차 글로벌 삼성의 이미지는 엉망이 됐다. 물론 폭로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다. 개중 상당수는 김 변호사의 진정성부터 의심한다. 여론 떠보기식 폭로 행태나 발표 시기, 시민단체가 낀 역할분담식이 석연찮다. 어떤 정치적 영향 의도가 없다면 일시에 모든 의혹을 다 내놓고 수사를 의뢰하면 될 일이다. 김 변호사는 아직도 갖고 있는 게 많다고 흘린다. 이번 4차 폭로가 대통령 특검거부 압박카드용 계산이라는 추측마저 나온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 사회 신뢰 시스템 전체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법원의 자료를 빼내 소각하고 회계법인, 로펌과 짜고 회계 수치의 바꿔치기가 가능하다면 법 위에 군림하는 초국가적 존재나 다름없다. 수백억원을 쌈짓돈처럼 그룹 재무팀에서 맘대로 갖다 썼다는 것도 그렇다. 법과 시스템을 일거에 무력화시키는 일이 대명천지에 가능했을까. 삼성 의혹이 꼬리를 무는 건 국가 전체로 소모적이다.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 배경에 삼성 책임도 크다. 말로는 글로벌 표준을 얘기하지만 구시대 관리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미술품 구입만 해도 그렇다. 해외 고가 미술품 구입이 눈총을 받는 시대는 지났다. 개인 자산이기보다 사회적 자산이자 국가 문화경쟁력과도 통한다. 이를 떳떳이 공개하지 못하고 구입 경로, 소장 여부 등을 감추기에 급급한 건 유감이다. 이런 것들이 삼성 곳곳에 알게 모르게 많다. 지금까지 경쟁력을 키웠던 게 이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이 이렇다면 다른 기업들이야 더 볼 게 있느냐는 기업부정적 시각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폭로자들의 의도가 이런 거라면 시장경제의 국가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검찰 수사의 속시성과 진정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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