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목포교도소

한겨레 원문 기사전송 2008-12-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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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목포교도소…女재소자와 편지교제 주선 [한겨레] 재소자 민원·진정 막으려 범죄자정보 보게 해 여자재소자와 편지교제도 주선…출소자 증언 목포교도소가 재소자들의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다른 교도소에 수용돼 있는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보여주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재소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교도소 쪽은 일부 남성 재소자들에게 여자 교도소 재소자들의 인적사항을 보여주며 이들과 편지교제까지 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목포교도소 출소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는 수용 중인 미결·기결 재소자들의 얼굴 사진과 인적사항, 범죄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개인정보 프로그램인 통합교정행정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보라미 시스템’이라고 하는 이 시스템은 법무부가 2003년 효율적인 교도행정을 위해 만든 것으로, 관련 업무 담당 교도관만 이용하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교도소 쪽은 재소자들이 수용돼 있거나 작업장이 들어서 있는 건물마다 한 곳씩 설치돼 있는 ‘관구실’에서 교도관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를 통해 이 시스템에 접속해 다른 교도소에 수용돼 있는 범죄자들의 신상과 범죄 정보를 일부 재소자들에게 제공했다. 교도소 쪽은 특히 수용생활 중 불편부당한 일을 당했거나 교도행정에 불만이 있어 민원을 제기하는 이른바 ‘문제 재소자’들에게 외부기관에 보내는 고발이나 진정을 무마시키기 위해 이 시스템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최근 출소한 ㄱ씨는 “몸이 아파 작업을 거부하며 전업을 요구한 데 대해 교도소 쪽이 ‘조사방’에 가두고 징계를 추진해 청와대와 국가인권위 등에 진정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모두 9차례에 걸쳐 이 시스템에 접속해 성동구치소와 순천교도소 등지에 수용돼 있는 지인의 신상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교도관들은 재소자들에게 여자 재소자들과의 편지교제를 권유하며 여성 범죄인만 수용하는 청주여자교도소를 조회해 여성 재소자의 사진을 보여주고 인적사항을 알려주기도 했다고 ㄱ씨는 전했다. ㄱ씨는 “청주여자교도소 재소자들의 사진과 나이, 죄명 등을 조회해 여성 4명과 펜팔을 했다”고 말했다. 출소자 ㄴ씨도 이 시스템을 통해 지인이 어느 교도소에 수용 중인지, 어떤 범죄로 얼마 동안의 형기를 받았는지 알 수 있는 편의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출소자 ㄴ씨는 “‘문제 재소자’뿐 아니라 교도관과 절친한 재소자 또는 작업조장 등에게도 보여주거나 신상정보를 조회해 알려주는 게 관행처럼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두 목포교도소장은 “재소자들의 민원이나 진정은 접수되는 대로 해당 기관으로 보내고 있다”며 “자체 조사 결과, 교도관들이 재소자들에게 보라미 시스템을 통해 다른 교도소 재소자의 개인정보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목포/배경록 선임기자 peace@hani.co.kr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한겨레신문 구독 \| 한겨레21 구독]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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