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다시 ‘들불’…6·10이후 최대 “추가협의 기만극”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6-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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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장관고시가 고비

촛불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의 미 쇠고기 추가협의 결과가 발표된 21일부터 서울 도심에서는 수만명의 촛불시위가 재점화됐다. 6·10 촛불대행진 후 숨을 고르던 밤샘 시위도 이어졌다. 정부의 추가 협의와 장관고시 강행을 막아서는 제2의 촛불정국이 시작된 셈이다. 촛불 시위는 당장 대정부 전면투쟁으로 전환될지 기로에 섰다. 정부가 장관 고시를 예고한 25일쯤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48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주말동안 계속된 가운데 22일 새벽 예비군 복장의 시민들이 서울 세종로 사거리 빗물이 고인 도로에서 슬라이딩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다시 커진 촛불=‘2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 이틀째인 2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주최측 추산 6만여명(경찰 추산 9800여명)이 모였다. 한·미간 추가협의 발표후 촛불이 사그라들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다시 6·10 100만 촛불대행진 이전의 시위대가 운집한 셈이다. 집회에서는 “추가협의는 눈가리고 아웅이다” “미국만 믿으라는 게 우리 정부가 맞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진아씨(22)는 “국민은 ‘미국을 믿는’ 방식의 추가협상이 아니라 재협상을 바란다”며 “이명박 정부에 국민과의 소통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권영이씨(35)는 “대통령이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실시하고 대운하·민영화 등 정책들을 철회해 신뢰를 회복하길 다시 권한다”며 “그 때 촛불집회를 그만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저녁 시작된 시위는 22일 아침 7시40분쯤 자진 해산한 뒤 이날 저녁 7시에 속개됐다.

◇촛불 전망=촛불집회 재점화는 정부의 쇠고기 추가협의에 대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혹평을 쏟아낸 시민들의 분노에서 비롯됐다. 이번주 예정된 장관 고시 관보 게재를 앞두고 시민들이 다시 행동에 나선 셈이다. ‘재협상 통첩 시한’(20일)을 넘긴 상황에서 촛불집회의 앞길도 중대 분기점을 맞은 상황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대 이슈와 함께 촛불집회를 매일 열기로 했다. ‘촛불 상시화’ 기조를 이어가며 24일과 27일 촛불집회 진로를 논의하는 2·3차 국민대토론회도 진행한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계속 촛불을 들어 재협상을 요구하는 기조는 변함없다”며 “23일 운영회의를 열어 향후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협의 결과에 대해서는 “정부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할 계획”이라며 공세적 자세를 견지했다. 네티즌들 역시 ‘고시 강행을 전국민에 대한 선포’로 받아들이고, 촛불집회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촛불집회의 ‘비폭력 저항’ 흐름은 유지될 전망이다. 22일 새벽 촛불시위대는 경찰버스에 불을 지르려던 30대 남성을 제지해 “비폭력”을 외치며 경찰에 손수 인계했다. 네티즌 크리스는 “촛불의 목적은 ‘의지의 표현’과 ‘여론의 확대’이므로 마라톤처럼 천천히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사·김다슬·박수정기자 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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