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81석 된 것도 李대통령 실수 때문”

문화일보 기사전송 2008-04-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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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략도, 비전도 없었다”(김호기 연세대 교수), “민주당 의석이 81석까지 늘어난 것도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 덕분이다.”(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16일 오후 통합민주당 정책연구소인 한반도전략연구원(원장 배기선)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4·9 총선 평가와 정국 전망’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선거 참패 원인에 대한 뼈아픈 질타가 잇따랐다. 김 교수와 성 기자가 주제발표를 맡고 김영태 목포대 교수, 이숙이 시사인 총괄팀장, 황인상 P&C 대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최재성 의원 등이 지정토론자로 나선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한 참석자들의 진단은 명확했다. 민주당이 변화된 시대, 변화된 국민들에 맞는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지 못한 채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일관한 게 문제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 특히 수도권 선거에선 특수목적고와 뉴타운으로 상징되는 ‘욕망의 정치’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면서 민주당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에 상응한 ‘욕망의 정치’가 기승을 부렸음에도, 이에 맞서 탈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의 정치’를 구현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민주당은 정부 인사정책 비판, 한반도대운하 반대, 영어 공교육 반대 등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한 듯하다”며 “또 ‘민생’과 ‘호남’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프레임에 여전히 갖혀있었는데, 이는 이미 유효성을 상실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의 회생을 위해 낡은 중도개혁주의가 아닌 ‘새로운 중도진보’로 가치와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정체성이 유사한 정당과의 정책연합, 새로운 인적 자원 충원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기자는 민주당 참패의 원인을 ▲비전 창출 실패 ▲선거 전략 부재 ▲배제에만 그친 공천 등에서 찾았다. 그는 “손학규 대표가 ‘제3의 길’, ‘새로운 진보’라는 제목은 던졌지만 내용은 거의 채우지 못했고, 선거 전략도 처음부터 끝까지 ‘견제론’밖에 없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총선 막판까지 한나라당 공천 파동이 정치면의 대부분을 장식하고 민주당 출입기자들은 기사를 별로 쓰지 못한 것은 ‘기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총선 쟁점을 만들어내는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공천에 대해서도 성 기자는 “민주당 정체성에 걸맞지 않은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을 탈락시키지 못했고, ‘배제의 미학’에만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성 기자는 “소모적인 당권 투쟁을 그만두고 새로운 비전과 인물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 munhw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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