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지상주의, 여성 건강 위협

오마이뉴스 기사전송 2002-08-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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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만 성형수술병원이 1천 개가 넘고 어느 여성은 5천만원을 들여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한국 여성들은 지금 성형수술 부문에 있어 17%로 당당히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이 지난 11일 13 ~ 43세의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전화 면접을 실시하였다. 제일기획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외모가 인생의 성패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외모를 가꾸는 것은 멋이 아니라 생활의 필수 요소라고 응답하였다. 또 외모 가꾸기에는 하루 평균 53분을 투자하며, 거울은 하루 평균 8.3회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3%는 자신이 평균보다 뚱뚱하다고 생각했고, 72%는 얼굴이 예쁜 여자보다 몸매가 좋은 여자가 더 부럽다고 답해 최근 다이어트 열풍을 반영하였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25 ~ 34세의 여성들이 외모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35 ~ 43세의 중년 여성들은 외모를 부의 상징, 사회적 지위를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우리는 한국 여성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미국사회의 "루키즘(Lookism : 외모지상주의)"에 결코 뒤지지 않으며, 한국 여성들의 외모지상주의가 심각한 수위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활동에 장애를 겪을 만큼 외모에 이상이 있어 수술이나 다이어트를 해야 할 여성들의 비율이 10%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한국 여성들이 루키즘에 편승하여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를 강행하고 있다. 물론, 개인이 외모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감을 잃는다면,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를 시도했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 여성들이 아무런 장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을 강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여성 기능장애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박금자 산부인과 원장은 심한 다이어트는 무월경을 초래할 수 있으며, 무월경은 호르몬 체계를 변화시켜 배란과 임신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 청소년기의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 저혈압, 탈모, 월경 불순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골다공증과 섭식 장애, 배란장애, 성 기능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성형 수술의 실패나 반복되는 다이어트는 우울증과 자아 존중감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손실을 감소하면서까지 한국 여성들이 무리한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을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병의 원인을 크게 두 군데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는, 한국 여성들이 외모 자체의 이상이나 장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이고 왜곡된 신체상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다이어트나 성형 수술의 효과는 과장하고 부작용은 숨기는 상업주의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러한 상업주의의 함정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원인이 명확해짐으로서,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 고질병을 쫓아낼 방법도 이젠 분명해졌다. 교육부는 어릴 때부터 언론 매체를 통해 주입된 왜곡된 미의 기준과 잘못된 가치관을 올바르게 바로잡아 주기 위한 예방 교육을 장려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스스로 외모 강박증에서 벗어나 자기 존중감과 정체성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아름다움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와 교육을 펼쳐야 한다. 마이클 잭슨이 검은 피부를 벗겨내고 하얗게 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들여 수술을 하였다. 후유증으로 몇 년을 잠적해 버린 일도 있었다. 결국 그는 흰 피부를 얻었지만 그를 백인이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난다. 때문에 아름다움에 있어서도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의 조화에서 미를 찾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선호의 문제를 가지고 너무 획일적인 잣대를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 중요한 것은 외면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이다. 외모 때문에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외모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전환과 루키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한국 사회를 기대하는 바이다./박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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