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문제점·대책 “터널소음 줄인다”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4-04-0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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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은 2일 고속철(KTX) 상업운행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개통 첫날 KTX와 일반열차 승객이 평소(11만4천여명)보다 50% 증가한 17만2천여명에 이른 데다 정시운행률(제 시간에 출발·도착하는 빈도)도 95.7%로 프랑스 테제베(TGV) 개통 당시(75%)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승객들의 생각은 달랐다. 개통 첫날 KTX를 이용한 상당수의 승객은 터널 내 소음과 불편한 좌석, 부족한 장애인 배려 등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문제점은 왜 생겼고, 철도청의 대책은 무엇인지를 점검한다. ◇콘크리트 철길이 터널 소음 키운다=KTX는 평지를 달리는 TGV와 달리 터널 구간이 유난히 길다. 전구간에 새로 선이 깔리는 2010년이 되면 터널 구간은 전체 412㎞ 중 26%인 107㎞에 이른다. 고속운행을 위해선 직선에 가깝게 선로를 깔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악이 많아 터널 건설은 불가피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상당수 터널의 철길이 자갈을 까는 대신 콘크리트로 조성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소음이 일반터널보다 3~4㏈ 정도 더 높다. 특히 평지에서 66㏈ 정도의 소음으로 달리다 터널에 진입하면 갑자기 75㏈ 정도로 환경이 바뀌어 승객에게는 이명·울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불편한 좌석=KTX 1편성(20량)은 총 935석으로 이 가운데 808석이 일반석이다. 일반석 열차의 절반은 좌석이 서로 마주보게 돼 있다. 그러다 보니 역방향으로 주행하는 승객은 뒤로 달리는 느낌을 받아 불편함과 심지어 멀미까지 호소한다. 게다가 좌석간 간격도 좁아 장거리 여행시 승객이 피곤함을 더 느낀다. 고속철 좌석이 이처럼 설치된 것은 ‘회차로 건설’ 등에 따른 건설비용을 줄이고 좌석수도 늘리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좌석을 회전식으로 하면 좌석간 간격을 현재의 930㎜에서 최소한 1,020㎜로 늘려야 한다. 그럴 경우 좌석수가 현재의 935석에서 800석 안팎으로 줄게 된다. 그러나 일본 신칸센의 경우 좌석간 간격이 980~1,040㎜, 독일의 이체도 965~971㎜인 것을 보면 철도청이 수익성만 좇다 고객 편의를 도외시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KTX에는 1편성에 장애인 좌석이 2개뿐이다. 휠체어 보관함은 따로 마련돼 있다.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 차원에서 보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승객이 원하면 바꾸겠다”=철도청 정용완 고속철기술관리본부장은 “승객의 불만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곧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우선 터널 내 소음은 궤도에 탄성흡음제를 부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철도청은 좌석의 경우 포항공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고, 역방향 주행도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는 용역결과를 따랐다고 해명했다. 특히 스페인 아베(900㎜), 유로스타(845㎜), TGV 애틀랜틱(850㎜) 등은 KTX 좌석간 간격보다 오히려 좁다면서 승객의 적응 여부를 살핀 뒤 개선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장애인 전용 좌석수를 늘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통상 장애인 전용좌석은 편성당 1개꼴이 세계적 추세인 점을 고려, 장애인의 KTX 이용 현황 등을 분석한 뒤 적정 좌석수를 결정키로 했다. 〈김종훈기자 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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