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옷벗는 홍석조 고검장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6-01-1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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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X파일’에서 삼성그룹의 ‘검사 떡값’ 전달책으로 등장해 곤욕을 치렀던 홍석조(사법시험 18회·사진) 광주고검장이 검찰 수뇌부 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홍 고검장은 최근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검찰의 X파일 수사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더 이상 조직에 누를 끼칠 수 없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고와 서울법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홍 고검장은 법무부 검찰 1과장, 검찰 ‘빅4’ 가운데 하나인 검찰국장을 거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의 부친은 자유당 시절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누나다. 홍 고검장은 보광그룹의 주주로 수백억원대 자산가다. 이런 홍 고검장에게 ‘흠집’이 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 인천지검의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 비자금 수사 사건부터다. 수사팀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임 회장을 기소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이건희 회장의 사돈인 임 회장을 기소하지 못한 배경에는 당시 인천지검장이던 홍 고검장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홍 고검장에게 결정타가 된 사건은 ‘안기부 X파일’ 사건.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X파일 녹취록에 홍 고검장의 친형인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에게 홍 고검장을 ‘전달책’으로 지목해 후배검사들에게 ‘떡값’을 전달케 한 것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홍 고검장은 강한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결백을 주장하며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떡값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 홍 고검장에게 면죄부를 줬다. 하지만 X파일 사건 등으로 자신의 명성이 크게 손상된 홍 고검장은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근 유성수 의정부지검장(사시 17회)도 정상명 총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유 검사장은 “후배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장과 사시 동기인 유 검사장은 경기고와 서울공대를 나와 대검 검찰연구관, 부산지검 강력부장, 대검 감찰부장, 대전지검장 등을 지냈다. 김귀수 기자 seowoo10@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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