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과학기술 "韓·中·印이 주도한다”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7-01-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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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싱크탱크인 데모스(DEMOS)는 17일 세계 과학기술 판도가 한국과 중국, 인도로 인해 서양 중심에서 동양 중심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모스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 ‘지식의 지형(Atlas of Ideas)’을 통해 이들 아시아 3개국이 과학기술 연구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과학 강국’으로 급부상했다면서, 향후 10∼15년 내에 정보통신(IT)·생명공학(BT)·나노기술(NT)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 나라는 모두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정부 주도로 연구·개발(R&D) 분야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를 R&D 분야에 쏟아 붓고 있으며, 이 비율은 영국과 미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한국은 이러한 투자에 힘입어 해외 특허 출원이 증가했고, 전자제품 등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초에만 무려 1000억달러(약 94조원)를 벌어들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인구와 국토 면적 등으로만 보면 중국과 일본이라는 ‘고래’ 사이에 낀 ‘새우’에 불과하지만, 과학기술 분야의 혁신은 눈부시고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지난 7년 동안 R&D 투자가 3배나 늘었으며, 2010년까지 GDP 대비 투자 비율을 현재의 1.2%에서 2%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인도 역시 2005년 R&D 분야 지출이 전년보다 24% 증가한 450억달러(약 4조2000억원)에 달했다. 인도는 현재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0.8%이지만 2012년까지 2%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보고서는 이들 3개국은 경제성장과 국가의 정책적 지원 외에도 고급 인력이 풍부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에서 활동하던 연구 인력이 본국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높은 교육 수준으로 국내에서도 고급 인력이 끊임없이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을 거론하면서 정부 주도의 R&D 분야 육성은 과학자들이 설익은 결과물을 내놓도록 조장하므로 ‘성과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과 중국의 경우 논문 제출 건수는 많지만 실제로 국외 학술지 인용 수는 기대에 못 미친다며 ‘과학 거품’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영국과 미국 등 기존의 지식기반산업 분야를 이끌어온 나라들은 아시아 과학 강국의 부상을 위기로만 볼 게 아니라, 서로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교류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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