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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증권업, 자산운용업, 선물.투자자문업 등이 하나로 통합돼 금융서비스 분야가 금융투자회사와 은행, 보험사 3대 축으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회사는 '몸집'과 '체질'을 키워 '한국판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투자자들은 하나의 금융투자회사와 거래하더라도 각종 복합상품을 갈아타며 투자할 수 있으며 금융투자회사의 계좌는 은행계좌처럼 송금이나 카드 결제, 수시 입출금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탄생할까 = 한국증권업협회(회장 황건호)가 지난달 2006회계연도 한국 증권회사들(53개사)과 미국 증권회사들(5천52개사)의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은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위탁매매수익 비중이 56%로 가장 높았고, 자기매매 15%, 펀드판매 12%의 순이었다. 반면 미국은 위탁매매 22%, 자기매매 22%, 자산관리 13%, 인수주선 11% 등 순이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서 금융상품을 규정하는 방식이 '포지티브'(법에 열거된 상품만 허용)에서 '네거티브'(법에서 금지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항목 인정)로 변화, 유가증권의 범위가 확대되고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무제한 늘어나게 된다.
예컨대 지금까지는 접할 수 없는 재난, 재해, 날씨, 범죄발생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파생상품의 등장이 가능해진다.
금융상품의 중심축도 저축에서 투자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여 국내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의존도를 줄이고 선진국형 증권사로 진입하는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무한경쟁 속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간의 짝짓기와 퇴출 등으로 인한 통폐합으로 자연스럽게 금융투자회사의 대형화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에도 메릴린치나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이 탄생하는 토양이 마련되는 셈이다.
증권연구원은 자통법 시행 후 4~5개 대형 금융투자회사가 자본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에 먹히기를 원치 않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매매나 중개, 자산운용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화로 생존의 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장효선.심현수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증권회사간 사업구성의 격차가 크지 않았으나 향후 업종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큰 그림으로 은행계열 증권사와 대기업계열 증권사, 특화증권사, 외국계 증권사로 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최근 국민은행이 한누리증권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각 증권사들이 앞다퉈 인력 확충에 나서는 등 금융업종에서 '먹느냐 먹히느냐' 싸움이 벌어질 조짐이 벌써 감지되고 있다.
◆편리해지는 투자자 = 자통법 시행으로 파생상품의 종류가 크게 늘면서 투자자들은 하나의 금융투자회사에서 계좌를 여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편하게 바꿔가며 투자할 수 있다.
또 금융투자회사에 개인고객의 지급결제를 허용함에 따라 금융투자회사의 계좌는 은행계좌처럼 송금이나, 카드 결제, 수시 입출금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투자자가 직접 금융지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사무실로 '투자권유 대행자'를 불러 펀드 등 투자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게 된다.
한편 금융투자사들은 자유로운 영업을 보장받지만 대신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의무가 강화된다.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팔 때 상품의 내용과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확인 서명까지 받도록 의무화된다.
금융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있다.
또 투자자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했더라도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 아니면 위험투자를 권유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투자자가 거부 의사를 나타내면 투자를 재차 권유하지 못하도록 법에 명시해 놓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의 상품 선택의 범위가 끝없이 넓어지는 데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인 것이다.
anfour@yna.co.kr
(끝) |
<자통법 국회 통과..금융시장 '지각변동' 예고>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7-07-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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