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맹목적 애국심 시대 종식돼야"<LAT>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7-10-1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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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 비난한 진중권씨를 통해본 현실 짚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5일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를 혹평했던 문화비평가 진중권씨에게 쏟아졌던 한국 전반의 비난 분위기를 상세하게 짚으며 그릇된 애국심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진씨의 입장을 전했다. 타임스는 이날 국제면 3면 대부분을 할애, 영화 포스터를 배경으로 찍은 진씨의 사진을 함께 실으면서 대부분의 미국 비평들과 궤를 같이 하는 진씨의 비평이 나온 이후 벌어졌던 네티즌들의 무차별 공격 등 여러 현상들을 다루며 진씨의 의견을 상세하게 짚었다. 먼저 신문은 `디 워'가 한국에서 개봉한지 2개월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 5천3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랭킹 5위에 올랐고 상당수 한국인들은 미국 진출을 자랑스러워하면서 "할리우드가 하는 것,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심 감독을 존경하고 있으며 언론들은 그를 블록버스터식 특수효과로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구축해 할리우드에 도전했다고 긍정적으로 전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디 워'가 대부분 미국 배우들을 출연시켜 영어로 대사가 진행됨에도 북미지역에서 지난 9월 중순 개봉한 이후 1천만 달러에 그쳤다는 것은 한국의 분위기와는 분명 다르다는 사실이 존재함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구나 대부분의 미국 비평가들은 진씨와 의견을 같이 하면서 `디 워'의 성공은 한국인의 애국심에 노골적으로 호소한데서 기인하는데, 미국 영화관에서는 삭제됐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세계 시장에서 실패없이 성공할 것이다"는 심 감독의 메시지를 보내고 아리랑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LA의 할리우드 사인아래 서있는 심 감독 사진을 보여주는 것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타임스는 더구나 `디 워'에 대해 단지 혹평을 받아 마땅한 나쁜 영화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오로지 훼방자와 반역자로 매도되고 있다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진씨에게 쏟아졌던 위협 등을 소개했다. 특히 `디빠'라고 하는 영화 팬들은 진씨의 블로그를 집중 공략하면서 일본인 아내와의 사이에 낳은 아이들을 `쪽바리'라고 공격했음에도 진씨는 결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극렬 반대자로 낙인찍힌 진중권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은 몽상가들이고 심 감독 역시 한 몽상가"라며 "한국 언론은 심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을 이런 대단한 애국적 성공 스토리로 다뤘고 이런 분위기에서 그를 비평하게되면 곧바로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진씨는 "이처럼 나쁜 영화를 보기는 쉽지 않고 줄거리가 거의 없는 등 한국에 창피한 일"이라며 "한국인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없었다면 누구도 보지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심 감독의 전략이었고 그는 결코 자신의 영화에 담겨있는 미의식을 거론치 않았다"면서 "오로지 애국심 뿐이었고 한국인은 승리의 소식을 듣기를 원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진씨는 "한국인들은 광신적이고 인터넷을 통해 결집하곤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며 "한국은 사람들이 인터넷 문화속에 자신들의 모든 삶을 쏟아붓는 곳이면서 성공이 온라인상의 히트수로 결정되는 곳이 되고 말았는데, 맹목적 애국심의 시대는 종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is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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