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조원 지원 ‘비상카드’꺼내‥실물 침체 막기위한 선제적 대응

쿠키뉴스 원문 기사전송 2008-12-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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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한국은행이 사실상 은행권 자본확충 펀드에 10조원을 지원키로 한 것은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의 동반 붕괴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현재 상황을 방치할 경우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계속되고, 이는 기업의 자금난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과 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기업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 직접 대출 방식으로 자금지원 한은의 펀드 대출은 자금중개기관(SPC)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한은이 이 기관에 대출하면 펀드에 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자금지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은이 공개시장 조작 등 통화정책이 아닌 대출 형식으로 지원하기는 1998년 증권사와 종합금융회사 지원 이후 처음이다. 물론 대출이 이뤄지려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야하지만 정부가 위기극복에 총력 대응하는 상황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은법 80조는 ‘심각한 통화신용 수축기에 금통위원 4인 이상의 찬성으로 금융기관이 아닌 자로서 금융업을 영위하는 자 등 영리기업에 대한 여신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통위원이 대출을 결정하면 현재 상황을 ‘심각한 통화신용 상태’라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이달 금리인하 이후 채권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주식·외환 시장 안정세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비상 카드를 꺼낸 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최근 내렸다고 신용경색이 완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 실물경기가 침체되면 은행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비상조치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실업 및 기업부도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의 체력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최근 경기침체로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금융위기 대응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한은이 염두에 두고 나온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구조조정과 병행해야 효과 기대 시장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연구원은 “내년에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확실시 되기 때문에 사전에 부실처리를 한다는 차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물회복을 위한 정책과 구조조정 추진이 같이 맞물려 돌아가지 않을 경우 퍼주기식 자금지원의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재정확대와 신속한 경기부양책이 이어져야 은행 자금지원 효과가 빛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연구원은 “은행 부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옥석을 가리는 구조조정 작업이 빨리 진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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