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과학과 윤리는 대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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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 발표 100돌을 기념해 유엔이 정한 ‘2005년 세계 물리의 해’가 어느듯 저물어가고 있다. 그 마지막 달에 때마침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는 노년의 기록들이 국내에 우리말로 출간됐다. <아인슈타인 나의 노년의 기록들>(지훈 펴냄)은 그가 56~72살(1934~50)에 과학과 사회, 정치, 문화 등에 관해 쓴 과학과 철학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다. 1922~34년의 글을 모은 첫 에세이 <나의 세계관>(중심)에 이어 그의 다채롭고도 폭넓은 사유와 상상력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을 가상의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당신은 20세기 과학의 대표 인물이다. 당신이 보기에 과학은 무엇인가?

=“과학은 체계적인 사유를 통해 이 세계에서 지각할 수 있는 현상을 철저히 하나로 결합하려는 오랜 노력의 결과물이다. 좀더 대담하게 표현한다면, 과학은 개념화의 과정을 통해 후속적으로 존재를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다.”(40쪽) “모든 과학적 진술들과 법칙들은 하나의 공통된 특성을 가진다. 즉, 그것들은 ‘참 또는 거짓(적절하거나 부적절)’이라는 점이다. 거칠게 말해서, 그것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예’ 또는 ‘아니오’이다.”(153쪽) “과학자들에게는 오직 ‘존재’만 있을 뿐, 어떠한 소망이나 가치 또는 선이나 악은 없다. 어떠한 목적도 없다.”(153쪽)


-당신은 종교·예술·도덕에도 큰 관심을 지니고 있다. 종교와 예술은 무엇인가?

=“모든 종교와 예술, 그리고 과학은 같은 나무에서 뻗어나온 가지다. 이 모든 분야의 열망은 인간의 삶을 단순한 육체적 생존의 영역 너머로 끌어올리고 자유로 인도함으로써 각 개인의 삶을 고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오래된 대학들이 수도원 학교에서 비롯되어 발전해왔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22쪽)

-과학과 윤리는 대립하는가?

=“(과학의) 논리적 사고가 윤리학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실들과 관계들에 대한 과학적 진술은 사실 윤리적 명령을 낳을 수 없다. 그러나 윤리적 명령은 논리적 사고와 경험적 지식에 의해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만들어질 수 있다.…윤리적 공리들은 과학의 공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발견되고 검증된다.”(154~155쪽)

-당신은 상대성이론의 위대한 발견자다. 당신을 상징하는 공식 ‘E=mc2’을 직접 설명해달라.

=“질량 m에 속하는 에너지(E)는 엄청난 빛의 속도(c)에 의해 배가된 질량, 즉 질량의 모든 단위에 대한 거대한 에너지의 양과 같다. 만일 어떤 물질이든 1그램마다 이 엄청난 에너지를 담고 있다면, 왜 그런 사실이 그토록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단 말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에너지가 외부로 전혀 방출되지 않는 한, 그것은 관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엄청난 부자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그가 얼마나 부자인지를 알 수 없는 것과 같다.”(71쪽)

-과학적 방법이 인류에 던지는 희망과 공포는 무엇인가?

=“나는 이것이 질문을 던지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과학적 도구가 인간의 손에서 무엇을 산출할지는 전적으로 인류의 정신 속에 살아 있는 목표에 달려 있다. 어떤 목표가 존재한다면, 과학적 방법은 그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과학적 방법이 목표 자체를 제공할 수는 없다.…내가 보기에 이러한 수단의 완전성과 목표의 혼란이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것 같다.”(151~152쪽)

-당신은 사회주의자로도 유명하다. 왜 사회주의를 지지하는가?

=“내 생각으로는 오늘날 존재하는 자본주의사회의 경제적 무정부 상태가 악의 원천이다.”(169쪽) “나는 이 거대한 악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뿐이라고 확신하는데, 그것은 사회적 목적 지향의 교육 체계를 수반하는 사회주의경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사회주의경제에서 생산수단은 사회에 소유되고 계획된 방식으로 활용된다. 생산을 공동체의 필요에 맞추는 계획경제는 노동을 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분배하며, 남녀노소 모두의 생계를 보장할 것이다.”(171~172쪽)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한다. 당신이 품은 ‘종교·예술·윤리와 더불어 나아가는 과학의 세계관’이 21세기에 제대로 실현되기를 고대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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