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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경질史 '박종환에서 본프레레까지'

조이뉴스24
기사전송 2005-08-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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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한국축구대표팀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59)이 전임감독제 실시 13년만에 6번째 중도 경질되는 비운의 축구지도자로 남게됐다.

특히 한국축구는 한 대회를 준비하면서 2명의 감독을 갈아치우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며 '감독의 무덤'의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

독일 축구의 명장 데트마르 크라머 감독이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을 본선에 진출시켰지만 국내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으로 중도경질시킨 한국축구는 1992년 7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술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기술위원들은 김호 감독을 미국월드컵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며, 한국축구사상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했다.

그만큼 책임감과 권한을 감독에게 실어주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후 한국축구는 본프레레 감독까지 경질의 파동이 순환되는 위기의 역사를 반복해왔다.

우선 첫 전임감독에 오른 김감독은 9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26초의 기적’ 끝에 미국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지만 강한 경질론에 휘말려야 했다. 본선 티켓보다도 한일전에서 패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감독은 기술위원회 끝에 재신임이 결정됐고 차경복 기술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 두 사람은 현재 지도자협의회 공동회장을 함께 맡고 있으니 그 인연도 참 희한하다. 김감독은 결국 미국월드컵에 출전했고 C조 예선에서 2무1패로 당시 최고의 월드컵 성적을 거두고 계약을 마쳤다.

당대 최고의 축구지도자로 각광받던 박종환 감독도 경질의 화살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96년 2월 일화 천마의 프로축구 3연패의 영광을 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이어달라는 염원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그해 12월 UAE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무려 2-6으로 대패한 후 불명예 퇴진했다.

경질의 역사는 98년 프랑스월드컵 대회 도중 극악에 치달았다. 박종환 감독 경질 후 97년 1월 출범한 차범근호는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도쿄 대첩’으로 일본을 꺾으며 상종가를 쳤지만 프랑스월드컵 본선에서 멕시코에 1-3으로 역전패하고 네덜란드에게 0-5로 패한 후 중도 경질됐다. 사상 첫 대회 중 해임이었던 당시 차감독의 중도경질은 세계축구계에서도 ‘후진적인 발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했다.

98년 10월 허정무호가 출범했다. 허감독은 시드니올림픽 본선에서 2승1패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8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허감독의 임기는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까지 연장됐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준결승전에서 패하면서 3위의 성적을 안고 경질되고 말았다.

2001년 1월 위기의 한국축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맞아들였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그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에서 0-5로 패하고 8월 체코에게 0-5로 또다시 지자 ‘외국인 감독 무용론’이 들끓으며 경질위기에 몰렸다.

간신히 경질위기를 모면한 히딩크 감독은 2002년 1월과 2월 북중미골드컵에서 잇단 졸전과 애인 엘리자베스 동행건이 문제가 되면서 현재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 분위기보다도 험악하게 퇴진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2차례 경질위기를 뚫고 결국 2002년 월드컵 4강의 성적과 ‘인내심’을 한국축구에 선물을 안기고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하지만 한국축구는 그 인내심을 바로 망각하고 말았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박항서 감독을 대회가 끝나자마자 해임시켰다.

또 히딩크 이후 영입해온 포르투갈의 명장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을 부임 14개월만에 중도 해임시키면서 경질의 역사는 또 되풀이됐다. 그리고 본프레레. 한국축구는 닥쳐온 위기를 가장 익숙한 방식인 ‘경질’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진정 바뀌어야 할 본질인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업그레이드는 이번에도 감독을 방패막이로 삼고 말았다.

/최원창 기자 gerrar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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