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패드, 아! 옛날이여"

머니투데이 기사전송 2005-06-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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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웅기자]세계 최대 포털사이트인 미국 야후가 '다이얼패드'를 전격 인수, 오랫동안 잊혀졌던 벤처신화에 대한 향수를 되살리고 있다. 야후는 미국 현지의 인터넷 전화(VoIP) 업체인 다이얼패드 커뮤니케이션스를 인수했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야후 대변인은 "다이얼패드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 금액과 새로운 서비스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현지 언론은 다이얼패드가 설립된 지 6년된 기업으로 40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 1분당 1.7센트의 저렴한 가격으로 200개 이상의 국가와 국제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일제히 한 기업으로 쏠렸다. 다이얼패드의 산모인 솔본(옛 새롬기술)이다. 야후의 인수 소식이 알려진 15일 코스닥 시장에서 솔본은 장중 한때 10% 이상 오름폭을 확대하는 등 크게 출렁거렸으며 거래량도 평소보다 서너배 이상 급증했다. 16일 오전 25원(0.52%) 내린 47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솔본은 그러나 현재 다이얼패드의 지분 17% 가량을 보유한 2대주주지만 2003년 7월 계열 분리를 하면서 사업상의 관계는 완전히 정리한 상태다. 게다가 지난 2003년 9월 국내 다이얼패드 사업본부가 분사해나가면서 설립된 새롬C&T에 국내 인터넷전화 사업권을 넘겨줌으로써 인터넷 전화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상태다. 솔본은 현재 00770 휴대폰 국제전화를 사업을 하고 있지만, 통신사업 자체에 그다지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포털사업에 진출했다. 솔본은 2003년 7월 무료신문인 포커스데일리를 창간한 데 이어 올 들어 뉴스 전문포털인 ‘FNN(www.fnn.co.kr)'을 오픈했다. 솔본은 3월 말 현재 800억원이 넘는 유동자산 등 자금이 풍부하고 프리챌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내세울만한 주력사업이 없는 상태다. 사업 축소로 실적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20억원에 33억원의 영업손실과 2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솔본의 전신인 새롬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벤처신화'로 남아 있다. 1999년 10월 국내 무명의 벤처기업이던 새롬은 인터넷 무료전화 서비스인 '다이얼패드'를 내놓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뛰어난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전화를 하는 동안 눈앞에 펼쳐지는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 비싼 국제통화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다이얼패드의 근간인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는 21세기 세계 통신산업의 지형을 바꿀 혁명으로까지 여겨졌다. 3000원대에 머물던 새롬의 주가는 불과 수개월만에 30만원으로 100배 가까이 급등, 코스닥의 황제주로 등극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과거지사가 됐다. 더딘 통화품질 개선과 착신 기능 부재, 광고 외에 마땅한 수익원이 없던 취약한 수익구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유사업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벤처신화'는 점차 쇠퇴해갔다. 이와 함께 주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더 이상 과거로부터 얻을 것이 없다는 듯 지난해 초에는 사명까지 지금의 솔본으로 바꿨다. 미국 '다이얼패드'를 야후가 인수한 것은 솔본에도 나쁘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그러나 과거의 기억과 일정 지분을 가진 투자사라는 것 외에 다른 이유는 찾기 힘들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번 야후의 다이얼패드(미국) 인수는 다이얼패드의 최대주주인 오상수 전 새롬기술 사장측과의 계약에 의한 것으로만 보이지만, 아직 자세한 내막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이얼패드를 통한 구체적인 신사업 계획까지 발표한 야후측의 행보로 볼 때 최대주주인 오 전 사장과의 지분을 인수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이얼패드 신화를 이끈 주인공인 오 전 사장은 지난 2002년 분식회계와 허위공시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현재 수감 상태에 있다. 새롬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당시 뿌리내린 씨앗이 최근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인터넷전화 사업이 첫선을 보인 지 5년만에 다시 '뜨고' 있다. 그동안의 기술적인 진보로 통화품질과 착신기능 등 과거의 약점도 보완된데다, 유력 통신업체들이 사업자로 발벗고 나서 성공 가능성도 높다. 야후의 다이얼패드 인수에는 이유가 있다. 이웅기자 abullapia@moneytoday.co.kr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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