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실내공기를 위해 마련한 공기청정기가 오히려 인체에 해가 될 수도 있다. 웰빙이 대세인 요즘 공기청정기는 신혼부부의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았다. 창문을 하루만 열어두어도 탁자에 먼지가 뽀얗게 앉고, 매연이 코점막을 자극하는 도시의 공기를 불신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게다가 매년 봄이면 황사바람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따라서 공기청정기가 환영받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몸에 좋은 음이온을 뿜기로 돼 있는 공기청정기가 비릿한 공기를 분출한다는 민원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19일 밤 11시5분 KBS2 ‘추적60분(사진)’의 ‘비린내 나는 공기청정기의 정체는?’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정밀 검사한다. 제작진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공기청정기를 수거하여 국가공인기관에 오존 측정을 의뢰했다. 놀랍게도 오존량은 기준치(0.05mm)보다 5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초과했다. 공기청정기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는 오존의 과다배출 때문이다. 과다한 오존에 노출되면 혈류와 폐활량이 떨어진다. 이는 오존발생 공기청정기에서 나온 공기로 한시간 호흡한 건강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밝혀진 결과다. 프로그램은 또 공기청정기 사용 이후 천식환자가 된 피해자의 사례도 소개한다. A씨는 매년 건강검진에서 매우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갑자기 천식을 앓게 됐고 생업을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건강이 악화된 시점이 공교롭게도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시기와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B씨는 비릿한 냄새의 정체가 몸에 좋은 음이온이라는 얘기를 듣고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다. 그런데 5살난 아들이 호흡기질환으로 수시로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B씨 역시 공기청정기의 오존이 아들의 건강을 해쳤다고 믿는다. 그밖에 5년동안 외롭게 오존발생 공기청정기 추방 캠페인을 벌이다가 제조회사로부터 고발당한 또 다른 피해자의 사연을 들어본다. 제작진의 조사결과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부 수입 공기청정기의 경우 캐나다 정부로부터 사용자제 경고까지 받은 제품이었음이 드러났다. 과다한 오존발생이 인체에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일부 업체들이 안전검사 없이 판매가능한 법망의 허점을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 ⓒ 세계일보 & 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웰빙시대 공기청정기 대해부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5-10-16 2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