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개방 롯데월드 ''아수라장''…35명 부상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6-03-2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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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롯데월드 무료 개방에 수만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35명이 부상하고 잠실역 일대에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무료개방 전에 수차례에 걸쳐 안전사고 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롯데월드는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나 롯데월드의 안전불감증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월드는 안전사고 발생으로 27일부터 무료개방 행사를 중단키로 했다.

◆아수라장 롯데월드=롯데월드는 지난 6일 놀이기구 탑승자 사망사고에 대한 사과와 최선의 고객서비스를 다짐하며 이날부터 31일까지 6일간 ‘놀이공원 무료개방 고객 초청 행사’를 기획했다. 하루에 3만5000명까지 선착순 입장시키겠다는 롯데월드의 방침에 따라 오전 4시부터 관람객이 몰리더니 3시간 만에 5만명 가까이 불어났다.

회사 측은 걷잡을 수 없이 인파가 몰리자 자체 안전요원을 동원해 질서유지에 나섰지만 오전 7시20분쯤 안전요원이 확성기를 통해 앞줄에 선 관람객들에게 “앉으라”고 한 말을 ‘입장하라’는 말로 오인한 뒷줄 관람객들이 밀어붙이면서 7명이 넘어져 중경상을 입었다.

이어 평소보다 1시간 앞당겨 오전 8시30분쯤 입장이 시작되자 또다시 사고가 일어났다. 관람객들이 앞다퉈 입구 쪽으로 접근하려다 뒤엉키면서 출입문 유리창이 깨지고 한모(13)양 등 35명이 넘어져 타박상과 골절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경찰 600여명과 소방관 280여명이 투입돼 질서유지에 나섰고, 소방차와 구급차 70여대가 대기했다.

회사 측은 오전 9시30분쯤 입장객이 3만5000명을 넘어서자 입장을 중단시킨 뒤 대기 중이던 손님들에게 귀가 요청을 했다. 그러나 추가 입장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사람들과 입장 통제 사실을 모른 채 계속 밀려드는 인파로 롯데월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대전 유성구에서 자녀 2명과 나들이 왔다는 이모(33·여·주부)씨는 “오전 6시50분에 집을 나서서 오전 9시에 도착해 정문에서 기다렸는데 입장조차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회사 측에 차비 환불을 요구했다.

안에서도 북새통 어렵게 롯데월드에 입장한 관람객들도 발디딜틈 없는 인파 때문에 놀이기구와 편의시설 이용에 애를 먹었다. 황정아 기자

어렵게 입장한 사람들도 발디딜 틈 없는 인파 때문에 놀이기구나 매점, 식당 등 편의시설 이용에 애를 먹었고, 미아가 속출해 놀이공원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주부 김모(39·서울수유동)씨는 “입장할 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칫 넘어지면 대형 압사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3시간을 기다려서야 겨우 놀이기구 하나 탔다. 더 있다간 아이들을 잃어버릴까봐 빨리 나왔다”고 말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지하철 2호선은 오전 한때 잠실역을 무정차로 통과했고, 차량이 몰려들면서 이 일대 교통도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안전대책 미흡이 화 불러=롯데월드 관계자는 “주말 휴일 입장객이 1만명 정도라 최대 3만여명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도상 회의도 마치고, 평소의 3배 수준인 안전요원 210여명을 배치했다”며 “오전 중에만 7만명(경찰 추산)이 몰리는 등 시민들이 이처럼 많이 몰릴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롯데월드의 안전불감증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송파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리면 안전사고가 우려되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공문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며 “롯데월드로부터 정식으로 경찰력 지원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잠실역 역무원도 “롯데월드 측에서 행사에 대한 아무런 협조나 안내가 없다가 오전 10시쯤 돼서야 ‘입장 완료됐으니 돌아가 달라’는 안내방송을 해달라고 요청 해왔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측은 “좋은 취지로 마련한 무료개방 행사가 진행 중 일부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원활한 진행이 되지 못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첫날부터 예상 외의 엄청난 인파가 몰렸는데 결과적으로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강은·백소용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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